우리나라가 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지만 승점 1을 확보하면서 극적으로 월드컵축구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승점 15로 시리아와 우즈베키스탄(이상 승점 13)의 추격을 따돌리고 이란(승점 22)에 이어 조 2위에 오른 것이다. 무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아시아 최다 기록이고 세계에서도 여섯 번째다. 6개국 중 한국을 제외하면 모두 월드컵 우승국들이어서 대기록임에 틀림없다.
대업을 달성했으나 갈 길은 멀고 험난하다. 한국대표팀이 예선전에서 보여준 무기력한 플레이, 골 결정력 부족 등 때문이다.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 역시 초조와 불안의 연속이었다. 축하와 격려보다 ‘본선에 나가도 걱정’ ‘역대 최약체’라는 팬들의 질책이 쏟아지는 이유다. 지금 같은 경기력이라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 당시 확실한 색깔을 내지 못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무2패의 처참한 성적으로 짐을 싸야 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9개월에 불과하다. 월드컵 본선은 아시아와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의 무대다. 압도적인 피지컬로 세계 축구를 지배하고 있는 유럽, 현란한 기술로 무장한 남미, 북중미 등과 일전이 불가피하다. 모두 버거운 상대다. 그렇다고 비관하기는 이르다. 한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에서 누구도 예상 못한 ‘4강 신화’를 만들어 낸 팀이 아닌가. 남은 기간 준비를 철저히 해 하나하나 문제점들을 고쳐 나간다면 돌풍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압박과 기동력, 투지로 대변되는 대한민국만의 축구 색깔을 찾아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름값이 아닌 실력을 기준으로 선수들을 선발하고 세계 각국 강팀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팀 전력을 극대화해 나가야 한다. 희망이란 냉엄한 현실 속에서 싹을 틔우는 법이다.
[사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行… 한국 축구 색깔 되찾아야
입력 2017-09-06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