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는 동안 수면 상태를 알려주거나 보험 상품을 추천해 주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현실로 다가왔다. 자연어로 말을 하면 단순히 음성인식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화 의도까지 파악해 원하는 답을 준다. 오타나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을 해도 잘 알아듣는다. 수많은 데이터를 상황에 맞게 분석하고 활용하는 서비스도 AI로 가능해졌다.
SK주식회사 C&C는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IBM 왓슨의 한국어 서비스인 ‘에이브릴’을 공개했다. 왓슨은 IBM의 AI 플랫폼으로, SK C&C와 협력해 1년4개월 동안 한국어 학습을 마쳤다. 왓슨의 한국어 서비스는 자연어 이해, 대화, 이미지·감정 분석, 번역 등 8개의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가 포함됐다. 이를 활용해 국내 기업과 개발자들은 한국어로 비즈니스 앱(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할 수 있다.
SK C&C는 에이브릴을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포털에 접속해 활용법만 익히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에 음성인식 기능을 넣거나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원하는 챗봇 서비스(사진)도 구현할 수 있다. 연말까지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거나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API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IBM 왓슨은 현대카드와 롯데그룹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한국어 챗봇 서비스를, 롯데그룹은 고객별 맞춤형 쇼핑 서비스인 쇼핑 어드바이저를 제공한다. SK C&C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나 대학, 연구기관이 에이브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료를 50% 할인하는 등 프로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문진 SK C&C 에이브릴 사업본부장은 “에이브릴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인공지능 서비스를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지난 5월 베타버전을 공개한 뒤 사용 기업이 100여개에 달하는 등 에이브릴은 여러 산업에서 이미 검증된 서비스”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16개월만에 한국말 배운 왓슨 AI ‘에이브릴’
입력 2017-09-06 18:41 수정 2017-09-06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