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교보생명 창립자 대산(大山) 신용호 전 회장은 1981년 서울 광화문에 교보문고를 만들면서 이 말을 남겼다. 올해는 한국 보험업의 선구자인 신 전 회장 탄생 100주년이다. 신 전 회장은 2003년 타계하기까지 평생을 ‘국민교육’ ‘참사람 육성’이라는 철학을 실천하며 살았다. 어린 시절 병치레로 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독서로 배움의 의지를 이어나갔다. 이력서 학력란에 ‘배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배운다’고 쓴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중국 베이징 등에서 사업하며 이육사 등 애국지사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광복 후 귀국해 ‘교육이 민족의 미래’라는 신념을 갖고 58년 8월 대한교육보험 주식회사를 세웠다. ‘진학보험’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교육보험은 세계 최초의 학자금 마련용 저축성 보험이었다. 이 상품은 30년 동안 약 300만명의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가는 데 도움을 줬다.
신 전 회장은 광화문 금싸라기 땅에 세계 최대 규모의 서점을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비싼 땅에 서점을 짓는다고 하자 내부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교보문고는 개장과 동시에 명소가 됐다. 직원들에게 “손님이 책을 오래 서서 읽는 것을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책을 노트에 베껴도 그냥 둘 것” 등의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글귀로 단장하는 ‘광화문 글판’도 신 전 회장 아이디어다. 광화문 글판은 91년부터 27년째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신 전 회장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기념음악회를 연다. 오는 14일에 신 전 회장의 교육철학을 조명하는 학술심포지엄도 열린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책은 사람을 만들고…” 신용호 전 회장 탄생 100주년
입력 2017-09-06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