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오르겔 연주회 들으러 오세요” 양평 국수교회의 음악 선물

입력 2017-09-07 00:00
오르겔 연주자 유용인씨가 6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국수교회 본당에 설치된 ‘산수화 오르겔’을 연주하고 있다. 국수교회 제공

경기도 양평군 국수교회 본당에 맑은 오르겔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공간 전체를 파고드는 오르겔 선율은 평일 오전 교회를 찾은 관객 60여명의 귀를 사로잡았다. 국수교회가 6일 첫선을 보인 수요콘서트는 올 연말까지 이어진다. 공연은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국수교회 본당에서 진행된다.

이날 무대에는 오르겔 연주자 유용인씨가 올라 바흐와 멘델스존의 곡을 연주했다. 이미 연말까지 연주자와 프로그램이 확정됐다. 경의중앙선 국수역과 가까운 ‘시골교회’인 국수교회가 이처럼 명품 콘서트를 마련한 이유는 ‘새로운 관광문화 정착’을 위해서다.

이 교회 담임 김일현 목사는 평소에도 클래식 음악 확산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음악 목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채로운 음악회가 교회에서 열린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교회에는 청소년 오케스트라도 조직돼 있다. 해외의 유명 교수가 참석하는 마스터 클래스도 종종 교회에서 열린다. 서울대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 목사의 이력도 ‘음악 목회’에 영향을 미쳤다.

김 목사는 “장기 연주회를 준비한 건 처음이지만 그동안 다양한 음악회를 열어왔다”면서 “시골교회지만 교인과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선물하고 싶어 음악회를 마련해 왔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여행가면 먹고 마시는 것에만 관심이 많은데 양평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오르겔 연주라는 신선한 문화를 소개하는 것도 연주회의 목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르겔 마이스터 홍성훈씨가 제작해 교회에 설치한 ‘산수화 오르겔’도 눈길을 끈다. 서양악기인 오르겔에 피리를 비롯해 뻐꾸기와 물소리 등 한국 악기와 자연의 소리를 담은 산수화 오르겔은 악기이면서도 양평의 자연을 담은 회화작품이기도 하다. 음향학적인 요소만 고려해 벽에 설치되는 기존 파이프와는 달리 이 오르겔은 파이프 배치만으로 양평의 산과 하늘, 별까지 형상화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