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獨에 1조달러 배상 요구… “2차 대전 당시 침공 피해 해결 안돼”

입력 2017-09-05 23:43
폴란드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침공으로 입은 피해와 관련해 1조 달러(약 1131조5000억원) 규모의 배상을 요구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를 비롯해 유럽 언론은 4일(현지시간) 비톨트 바슈치코프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이 전날 현지 지역 라디오 방송 RMF에서 주장한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바슈치코프스키 장관은 “2차대전에 따른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독일의 침공으로 폴란드가 파괴됐으며, 이곳에서 끔찍한 범죄가 저질러졌다. 하지만 폴란드는 어떤 배상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식적인 배상 요구안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300만명의 유대인을 포함해 600만명의 폴란드 국민이 숨졌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는 폐허가 됐다. 2차대전이 끝난 후 폴란드를 비롯해 동유럽권 국가는 소련을 통해 동독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소련이 독일에 대한 배상 청구를 포기해 법적으로 배상받지 못했다. 다만 독일은 1970년대부터 나치 학살 희생자와 강제노동자에게 자발적으로 보상금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폴란드 여당인 법과정의당의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당수가 지난달 독일에 배상 문제를 꺼내든 이후 쟁점으로 다시 부상했다. 바슈치코프스키 장관에 앞서 마루우시 블라슈차크 내무장관 역시 지난 2일 1조 달러 규모의 배상을 주장했다.

폴란드가 독일의 추가 배상 문제를 꺼낸 것은 최근 법과정의당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는 EU의 압박이 거세지자 국내 여론을 결집시키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