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향상된 핵·미사일 능력을 앞세우며 향후 공세적인 대남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시적인 대남 ‘핵 공갈’을 통해 국민 불안감을 자극하고, 우리 정부에 대북정책 전환을 강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보다 훨씬 대담한 국지도발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북한의 스위스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국제회의에서 추가 도발을 시사했다.
실제로 북한은 남한을 핵으로 공격하는 훈련을 진행한 적이 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뒤 “미제의 핵전쟁 장비들이 투입되는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타격하는 것으로 모의했다”면서 “탄도로켓(미사일)에 장착한 핵탄두 폭발 조종 장치의 동작 특성을 검열했다”고 주장했다. 부산·울산 상공에서 핵탄두 기폭 훈련을 했다고 위협한 것이다.
전시가 아니더라도 북한은 노골적인 핵 공격 위협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금도 ‘서울 불바다’를 운운하며 문재인정부의 한·미동맹 강화 및 대북 압박 기조를 철회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동시에 북한은 미 본토에 대한 핵 위협으로 미국인의 한반도 개입 의지를 꺾음으로써 한·미동맹 이완을 시도하고 있다.
이대우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5일 “북한은 한 번도 적화통일 야욕을 버린 적이 없다. 그들의 행태를 보면 핵을 갖게 된 후에는 당연히 더욱 호전적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남한에 ‘조공을 바치라’고 요구할 것이다. 우리가 응하지 않으면 ‘핵을 쏘겠다’고 위협하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대남 도발도 더욱 극단화될 것으로 보인다. 핵 억제력을 바탕으로 도발 강도와 빈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북한이 지난달 말 특수부대를 동원해 백령도·대연평도 점령 훈련을 한 사실을 공개한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인민군대는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국방대 교수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기본적으로 억제 수단으로 사용하겠지만 전략적·작전적 수준의 공격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선제 핵 타격 금지’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을 ‘핵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하며 B-1B 폭격기 등 미국 전략자산 전개를 트집 잡아 전략적 도발을 감행해 왔다. 한반도 유사시 북한은 미군의 한반도 투입을 전면 차단하기 위해 선제 핵공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한의 한대성 스위스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최근 방어 차원의 조치는 미국에 주는 선물”이라면서 “미국이 계속 무자비한 압박을 행사하면 추가로 ‘선물’을 보내겠다”고 조롱했다. 이날 군축회의에서는 미국과 한국 등 대부분의 회원국이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비판하면서 즉각 중단을 촉구했었다. 한 대사는 지난 2월 미사일 발사시험 후에도 군축회의장에 나타나 북한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조성은 장지영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北 “美 압박 계속 땐 추가 선물 보낼 것”… 또 도발 시사
입력 2017-09-06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