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라 최장 열흘짜리 황금 추석연휴가 이어지면서 직장인들과 여행업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이나 자영업자, 중소기업은 상대적 박탈감, 매출 감소 등을 걱정하며 울상을 지었다.
여름휴가 이상으로 쉴 수 있게 된 직장인 상당수는 정부 조치를 반기고 있다. 명절 고향방문 외에도 여행과 각종 여가생활을 통해 지친 심신을 달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직장인 심모(27)씨는 “해외여행의 경우 비행기표 등이 대부분 예약된 상태”라며 “부모님을 모시고 국내 여행이라도 다녀오려 한다”고 했다. 충북 청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모(31)씨는 “바쁜 회사생활을 하며 여행 갈 여유도 없었다”며 “올여름 휴가도 못 갔는데 모처럼 긴 연휴에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사 이후 가장 긴 연휴를 맞게 된 직장인 이모(26·여)씨는 “가족과 도심 근교 나들이도 가고 뮤직 페스티벌이나 전시회 같은 문화생활도 최대한 즐길 계획”이라며 웃었다.
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6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나흘 연휴가 생기자 고궁 입장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0%, 전국 고속도로 통행량은 8.6%, 철도 탑승자 수는 8.5% 증가했다.
박상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연휴가 관광 수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월별 휴일이 하루 더 늘면 월평균 1인당 국내여행 지출액은 919원, 해외여행 지출액은 337원 증가한다. 2015년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4360만명을 고려하면 공휴일 하루 증가로 국내여행 지출액은 400억5000만원, 해외여행 지출액은 146억9000만원 늘게 된다.
특히 해외여행 수요 급증으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의 큰 수혜가 전망된다. 하나투어의 경우 9월 30일∼10월 9일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한 사람은 7만9000여명으로, 지난해 추석연휴(9월 13∼18일)의 3만9000여명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지자체들도 많은 방문객이 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 기간 최대 15만명의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차장을 더 늘리는 등 관람객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등은 매출 부진과 제품 납기일을 걱정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노사 단체협약 등을 통해 임시공휴일까지 유급으로 쉴 수 있게 보장하지만 소규모 사업체는 그렇지 못한 곳이 많다. 근무해야 하는 회사도 적지 않아 임시공휴일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실제 지난 5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 제조업체 25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연휴 휴무 계획이 없는 중소기업은 ‘납품기일 준수’(33.3%)와 ‘일시 가동 중단으로 인한 생산량·매출액의 큰 타격’(29.2%) 때문에 휴무가 어렵다고 답했다.
연휴에도 쉬지 못하는 아르바이트생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옷가게와 아이스크림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최모(25·여)씨는 “추석 휴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해야 한다”며 “임시공휴일은 휴일수당도 못 받는다고 들었는데 왠지 억울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글=남호철 여행선임기자, 강주화 임주언 기자, 청주=홍성헌 기자 hcnam@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직장인 ‘환호’ 관광업계 ‘들썩’ 영세업자 ‘울상’… 추석 황금연휴 희비 교차
입력 2017-09-06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