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이 사실상 무산됐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5일 오후 주주협의회를 열어 중국 더블스타가 요구한 매매가격 추가 인하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매각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더블스타는 지난 7월부터 금호타이어 실적 악화를 이유로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매매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채권단은 인하를 받아들이는 대신 5년간 구조조정 금지 및 고용 보장, 노조와의 협의체 구성 등을 더블스타에 제안하며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더블스타는 지난달 29∼30일 중국 현지에서 가진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한 발 더 나가 금호타이어의 3분기 실적이 악화되면 800억원을 추가로 깎거나 매매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총 2350억원을 인하해 달라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더블스타에 보전해주기로 한 상표권료 차액보전 2700억원을 더한다면 매각 원금 회수 기준액에 미치지도 못하는 수준이라 수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매매계약(SPA)상 이달 23일까지 더블스타와의 재협상은 가능하다.
채권단은 매각 결렬 선언과 함께 금호타이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후속 조치에도 나섰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경영진에게 오는 12일까지 경영 위기를 극복할 자구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유동성 문제 해결, 중국사업 정상화, 국내 신규 투자와 원가절감 제고 방안 등의 대안을 담아야 한다. 만약 주주협의회에서 자구계획이 부결된다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즉각적인 해임 결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채권단이 박 회장을 해임하더라도 우선매수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더블스타 요구, 채권단이 거부… 금호타이어 매각 사실상 무산
입력 2017-09-05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