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그동안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발전소를 지어 최대 수요에 따라가는 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너지를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탈원전·탈석탄’으로 대표되는 문재인정부의 에너지 전환 기조에서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5일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KT-MEG 관제센터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초청해 AI 분석엔진 ‘이브레인(e-Brain)’이 탑재된 스마트 에너지 서비스를 선보였다. KT-MEG는 에너지의 생산·소비·거래를 통합 관제하는 세계 최초의 에너지 통합관리 플랫폼이다. 이브레인은 KT-MEG 플랫폼의 두뇌 역할을 한다. 자동으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수집해 소비자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컨설팅 및 제어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국내 모든 빌딩과 공장에 KT-MEG를 적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10%만 절감해도 연간 361만 TOE(석유환산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고 한다.
KT-MEG 관제센터에는 건물 등 2만6000여 사이트가 연계돼 있고, 전문인력이 상주하면서 1만1000여 사이트의 에너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제한다. KT는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환경을 제공하는 ‘GiGA(기가) 에너지 매니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통해 관리하는 ‘기가 에너지 젠’ 등을 백 장관과 방문객들 앞에서 시연했다. 이밖에 KT-MEG 관제센터와 연계된 전국 250개 태양광발전소에서 장애진단, 실시간 발전상황 모니터링을 통해 실제 발전량을 향상시킨 사례도 선보였다.
황창규 KT 회장은 “KT의 혁신적인 에너지 ICT 기술력을 활용해서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과 미래 신산업 육성정책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글로벌 진출을 공동 모색하는 등 에너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백 장관은 “에너지 신산업의 성장은 다른 산업의 성장에도 기여하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요소”라며 “에너지와 ICT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제공은 이용자들에게 에너지 비용절감 등 다양한 혜택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글=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KT, AI·빅데이터 활용… 에너지 통합관리 시대 연다
입력 2017-09-05 19:01 수정 2017-09-05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