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규제 움직임에… 비트코인 날개 없는 추락

입력 2017-09-05 19:04 수정 2017-09-05 21:50

거침없이 질주하던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각국에서 규제에 나서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가상화폐 거래정보 웹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5일 오전 2시 기준으로 1비트코인의 가격은 4068.06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1일(5013달러)과 비교해 18.9%나 하락한 가격이다.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 가격도 많게는 30% 가까이 주저앉았다.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한 시점은 중국 인민은행이 ‘코인공개(ICO)’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한 4일 전후다. ICO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신들이 만든 가상화폐를 투자자에게 나눠주면서 그 대가로 비트코인 등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가상화폐를 받는 것을 말한다.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를 연상하게 한다는 이유로 ICO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상화폐 규제 흐름은 여러 나라에서 일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일반 주식과 똑같은 규제를 ICO에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ICO를 활용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말라고 시장에 경고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비트코인 불법거래 사건을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나섰다. 국내에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통화거래소에 인가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의 심기준 의원 등은 ‘비트코인법’(가칭)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시각에 대체로 동의한다. 미국의 경제칼럼니스트 매튜 린은 머니위크 기고문에서 “우린 모두 비트코인에 호되게 데일(Burned) 것”이라며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 오름세는 정상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