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직원 채용 전 과정에서 출신학교, 학점, 영어점수 등의 ‘스펙’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다. CJ그룹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 1000여명 등 모두 4000여명을 채용한다.
CJ그룹은 7일부터 진행하는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에서 입사지원서에 스펙을 일절 기재하지 않는 ‘리스펙트(Respect)’ 전형을 신설한다고 5일 밝혔다. 리스펙트 전형은 전체 14개 계열사 중 CJ 제일제당, CJ 프레시웨이, CJ E&M 등 7개 계열사에서 뽑는 영업 및 음악 제작 직무에 한해 이뤄진다. 해당 직무 지원자의 경우 최종 합격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지원자의 스펙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지원 시에도 최소한의 정보인 이름과 자기소개서만 기입해 제출하면 된다.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면접전형 등 나머지 전형 과정은 다른 직무 지원자와 동일하다.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 인원 550여명 중 약 20%가 이 전형 방식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2010년 도입된 블라인드 서류전형도 모든 전형에서 유지된다. CJ그룹은 2010년 채용 시부터 서류전형에서 학교, 전공 등의 정보를 가린 채 자기소개서만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도 따로 제출하지 않는다. CJ그룹 관계자는 “지원자의 경험과 역량 등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리스펙트 전형을 신설했다”며 “스펙보다 직무능력 중심으로 평가해 다수 지원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경쟁력 있는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J그룹은 이번 채용에 맞춰 온라인 직무 설명회 ‘알.쓸.신.JOB’도 선보인다. CJ그룹 채용 페이스북과 카카오 TV, 유튜브 등을 통해 동시 방송될 온라인 직무 설명회에는 채용 담당자와 직무별 멘토가 출연한다. 방송 중에 궁금한 점을 댓글로 질문하면 담당자들이 실시간으로 답을 달아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공공부문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힌 이후 민간기업의 하반기 채용에서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신한카드는 올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배 늘어난 40∼50명 선으로 정하고 ‘무(無)스펙’ 방식 등으로 선발한다. 기존 채용 절차 외에 ‘디지털 패스(Digital Pass)’ 전형도 신설했다. 학점, 자격증 등 각종 스펙을 배제한 채 디지털 역량만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오는 11일까지 지원자를 모집한다. 디지털 패스 전형에 선정된 지원자는 ‘디지털+카드’를 주제로 5분 동안 자신만의 생각과 역량을 설명하게 된다. 이 전형을 통과하면 이달 말로 예정된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때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받는다.
김현길 김찬희 기자 hgkim@kmib.co.kr
[Job 뉴스] 스펙 이젠 안 본다… CJ그룹 ‘리스펙트’ 전형 신설
입력 2017-09-05 18:59 수정 2017-09-05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