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 본부노조)와 MBC본부(이하 MBC 노조)가 4일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무더기 결방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양사 노조 조합원은 각각 1800여명과 2000여명으로 현장에서 취재를 하거나 제작을 맡고 있는 기자와 PD들이 주축이다. 공영방송 개혁과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양사의 파업은 5년 만이다.
KBS 1TV의 경우 4일 오전 5시 ‘5시 뉴스’, 오전 9시30분 ‘930뉴스’, KBS 2TV는 오후 6시 ‘18시 뉴스타임’ 등 뉴스 프로그램이 대거 결방됐다. 대표적인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2TV ‘다큐3일’과 ‘추적60분’, 1TV ‘역사저널 오늘’도 결방될 예정이다. 매일 오후 9시 방송되는 간판뉴스 ‘KBS뉴스9’도 기존 1시간에서 40분으로 축소됐다. MBC도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이번 주부터 결방되는 등 많은 프로가 결방되거나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MBC 라디오는 지난주부터 PD들이 제작 거부에 들어가면서 이미 ‘FM4U’의 정규 프로그램이 대부분 결방되고 표준FM은 음악만 송출하는 등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주최로 오후 3시 열릴 예정이던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은 파업으로 중계가 어려워지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KBS 본부노조와 MBC 노조는 서울 여의도와 마포구 사옥 앞에서 각각 파업 출정식을 갖고 “현 경영진 퇴진은 언론 적폐 청산의 시작”이라며 “우리는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지난 1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 MBC 사장은 “5일 오전 10시까지 서부지청에 자진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5일부터 김 사장의 불법 행위 여부를 본격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2012년 파업에 참여한 기자·PD·아나운서 등을 부당 징계하고 전보 조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부지청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하고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강주화 신준섭 기자 rula@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KBS·MBC 동시 총파업… 무더기 결방사태
입력 2017-09-04 19:10 수정 2017-09-04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