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복음전파가 쉽지 않은 국가 중 하나다. 일본교회 관계자들은 다신(多神)교가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면 묘수는 없을까. 사업차 한국을 방문한 이용란(51·여) 바라인밀라노 대표를 지난 25일 서울 마포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대표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20년 넘게 일본인 성도들을 위해 사역 중이다.
이 대표는 패션 공부를 위해 1996년 밀라노로 건너갔다. 다음 해 지인의 권유로 지역 한인교회인 천양의교회에 출석하게 됐다. 천양의교회에는 한인교회에 출석하는 일본인 성도를 위한 일본어 통역 사역이 있었다. 마침 자리가 비어 있어 일본에서 2년간 유학했던 이 대표가 통역을 맡게 됐다. 대부분 예배나 행사에 참여하며 말씀을 듣고 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통역 경험이 없고 체류 기간도 길지 않던 이 대표는 당시만 해도 설교나 기도를 요약해 전달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다 이 대표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느꼈다”고 고백하는 일이 일어났다. 1999년 겨울 한 일본인 성도의 남편이 부인을 만나기 위해 일본에서 천양의교회를 찾았다. 어렵게 만난 부부를 보고 이 대표는 이들을 잘 섬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드렸다. 그러자 평소 머릿속에서 정리해 통역하던 이 대표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일본어가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이후 이 대표의 통역은 일취월장했다. 한 일본인 성도가 찾아와 “당신의 통역이 예전보다 힘 있고 유창해져 훨씬 은혜로워졌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날 교회를 방문한 여성도의 남편은 지금 선교사가 돼 있다.
이 대표도 그날 자신이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20년 넘게 일본인 성도를 위해 사역 중이다. 오랜 기간 일본인과 함께한 이 대표가 생각하는 일본인 선교 방법은 뭘까. 그는 “해외 한인교회의 역할이 크다”고 답했다. 타지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일본인은 정서가 비슷한 한국인과 친해진다. 그러다 보면 한국인들이 이들을 한인교회로 이끄는 경우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일본으로 돌아가 일본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게 된다. 이 대표는 “본토 일본인의 복음화율에 비해 해외 거주 중인 일본인의 복음화율이 꽤 높은 편”이라며 “일부러 일본을 떠나 유럽에서 일본인을 전도하는 일본 선교사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하나님 나라를 확장할 또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 이달부터 숙원이었던 가방사업을 시작해 수익의 90%를 선교 사역이나 어려운 이웃돕기를 위한 헌금으로 바칠 계획이다. 너무 많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모두 다 하나님이 하셨는데 이것도 부족하다”며 웃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해외 나와있는 일본인 전도 한인교회의 역할 아주 커요”
입력 2017-09-05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