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사장 왜 체포하나”… 한국당, 대검 습격사건

입력 2017-09-04 19:08
MBC 김장겸 사장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데 반발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 검찰총장과 면담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70여명이 4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돌연 방문했다.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검찰의 체포영장 청구에 항의하는 의미였다. 관광버스 3대에 나눠 타고 대검에 도착한 이들은 “지금 문재인정부가 검찰과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하며 문무일 검찰총장이 있는 본관 8층으로 올라갔다.

대검은 이들이 도착하기 직전에야 자유한국당의 항의방문 사실을 파악했다. 대검 본관 8층은 삽시간에 의원들뿐 아니라 보좌진과 당직자, 취재진까지 200여명으로 북적댔다. 정우택 원내대표 등 일부 의원은 문 총장과 1시간가량 면담을 가질 수 있었다. 이들은 문 총장을 상대로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가 정당했는지, 총파업에 들어간 노동조합 측의 적법성은 어떻게 판단하는지 물었다고 추후 밝혔다.

문 총장은 “야당 의원들이 이처럼 대검을 방문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친정부적 행보로 의심하는 데 대해서는 “검찰은 외부로부터의 독립성을 지켰다”고 답했다. 예정에 없던 면담을 하게 된 문 총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했는데,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체포영장 청구 당시 원칙이 충분히 검토되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다수 의원은 대검 본관 8층 복도에 주저앉아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오만한 정권이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찍어내기식 인사를 하고 있다” “이 나라가 노동조합과 좌파의 나라가 되려 한다”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논두렁시계 건’을 계속 조사하라”고 외쳤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