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강력부는 지난 7월 스마트폰 채팅앱으로 여성을 만나 함께 히로뽕을 투약하고 성매수까지 한 히로뽕 투약·소지자 8명을 구속 기소했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상대방을 찾아 신속하게 마약류를 투약하고 성관계를 한 뒤 헤어지는 식이었다. 전형적인 마약 중독자일 것으로 예상했던 검찰은 이들을 검거한 뒤 놀랐다고 한다. 벤처회사 대표, 문화재 수리기능공, 주방장, 택배업자, 자동차 정비업자 등 일반인들이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이 4일 발간한 ‘2016년 마약류 범죄백서’에는 마약 소비계층이 확산된 세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1만4214명으로 2015년보다 19.3% 늘었다. ‘1인 1스마트폰’ 시대여서 인터넷과 SNS만 활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마약류를 접하는 세상이 됐다는 얘기다. 지난해 적발된 밀수와 밀매 등 공급 사범도 4036명으로 2015년보다 24.7% 늘었다.
마약류는 주로 해외에서 밀반입된다. 유학생 등 국내 체류 외국인이 증가하고 국제우편과 국제특송화물이 발달하면서 들여오기도 쉬워졌다. 지난해 10월 군사우편으로 미국발 우편물을 받아 누군가에게 전달해준 주한미군이 의정부지법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그는 어떤 물건인지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그가 과자상자인 줄 알고 전달한 물건은 4.1㎏의 히로뽕이었다.
마약류 사범들은 밀반입 후 구입 단계에서는 일반 검색엔진으로 검색이 불가능한 이른바 ‘다크넷’을 활용한다. 대검은 “모니터링 범위를 확대하고 검색 기법을 고도화해 지속적으로 불법 사이트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작년 마약사범 역대 최다 1만4214명
입력 2017-09-04 18:26 수정 2017-09-04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