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을 한 3일 낮 남한에서도 지진 감지 신고가 곳곳에서 접수됐다. 대부분 땅이 흔들렸다는 신고나 지진 발생 여부를 묻는 전화였다. 지진의 원인이 북핵 실험인 것으로 확인된 후 시민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지만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소방청은 오후 3시 기준으로 지진 관련 119신고가 서울 13건, 경기 9건, 인천 4건, 강원 3건, 충북 1건, 충남 1건 등 총 31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소방청에 따르면 서울에 접수된 13건 중 10여건은 지진이 발생한 낮 12시29분부터 기상청이 북한 지진이라고 발표한 낮 12시38분 사이에 접수됐다.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는 낮 12시30분쯤 고양시와 양주시에서 각각 지진 감지 관련 119신고가 1건씩 접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 서부 최북단인 파주시 등에서는 진동이 감지되지 않아 지진 관련 신고는 없었다.
신고자들은 대부분 “땅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거나 “지진 같다”며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땅이나 건물의 흔들림을 느낀 주민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고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온라인에선 “방금 지진을 느꼈다”는 네티즌의 글이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왔다. 서울, 인천, 경기도 수도권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한 네티즌은 “경기도 부천인데도 미세하게나마 지진이 느껴졌는데 북한 핵실험 때문일 줄이야”라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트위터에서도 ‘지진'이 실시간 트렌드 순위 1위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방금 침대가 흔들렸다 지진이 난 것 같다”거나 “지난 경주 지진과 비슷한 강도로 갑자기 몸이 흔들렸다” 등의 경험담을 전했다.
지진이 북한의 5차 핵실험 때문에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술렁였다. 직장인 신철식(37)씨는 “당장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월요일 주식시장이 나빠지는 게 아닌지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심모(30·여)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 하는데 북한이 또 배신했다”며 “이젠 북한에 채찍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자체 위기대응팀을 구성했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는 지침을 시달해 비상대비 업무에 철저를 기하도록 조치했다. 소방청은 유사시에 대비해 긴급구조통제단 가동을 준비하는 한편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순찰 활동을 강화토록 했다.
경찰청은 전국 경찰서에 비상 대비태세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북한과 인접한 13개 지역 경찰서의 비상근무 수준도 ‘경계강화’에서 ‘병호 비상령’으로 격상했다.
글=김남중 박상은 윤성민 기자, 사진=최현규 기자
[北 6차 핵실험] 휴일 시민들 화들짝… “땅과 건물 흔들” 지진신고 잇따라
입력 2017-09-03 18:39 수정 2017-09-03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