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반기 對美 무역흑자 32% 감소… 흑자국 순위도 6위→ 10위로 떨어져

입력 2017-09-03 18:38
우리나라의 올 상반기 대미 무역흑자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다른 주요 교역국에 비해 무역흑자가 크게 줄었다. 대미 무역흑자액 순위도 6위에서 10위로 추락했다.

3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 상반기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는 112억400만 달러(약 12조5541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164억5500만 달러)보다 31.9% 감소한 규모다. 상품수지 무역흑자 폭이 이처럼 큰 폭으로 줄어든 건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무역흑자 대폭 감소는 미국에서의 수입이 늘었지만 수출은 줄어든 결과다. 올 상반기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해온 상품금액은 244억5100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200억7100만 달러)보다 21.8% 늘어난 수치다. 반면 미국으로 수출한 상품금액은 올 상반기 356억5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365억2600만 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그 결과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국 순위도 지난해보다 4계단 낮아진 10위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미국과 교역하며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상위 10개국 가운데 흑자 규모가 감소한 나라는 한국 인도 독일 말레이시아뿐이다. 다른 국가들은 흑자 감소폭이 한국보다 작다. 인도 9.7%, 독일 5.5%, 말레이시아 3.8%다.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무역흑자가 오히려 늘었다. 올 상반기 1706억71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다른 주요 교역국의 경우 멕시코는 13.3%(흑자액 362억8700만 달러)였고 일본 0.9%(339억6700만 달러), 아일랜드 19.3%(201억3500만 달러), 베트남 14.2%(182억6200만 달러), 이탈리아 3.8%(144억1300만 달러)로 증가세를 보였다.

무역흑자 규모는 미국이 ‘한·미 FTA는 불공평한 협정’이라며 재개정 협상을 요구하는 핵심 근거다. 흑자 규모가 줄면 미국이 한·미 FTA 재개정을 요구할 명분이 약해진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