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홈 투자 2배·연구개발 인력 50% 늘린다

입력 2017-09-03 19:01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이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참석해 가전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스마트홈 분야에서 2020년까지 투자 규모를 배 늘리고 연구·개발 인력도 50% 증원하겠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가전제품과 인공지능(AI)을 융합하는 스마트홈 분야에서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우리가 생산한 모든 가전제품에 와이파이를 탑재하고 있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 스마트홈이 구현되면 연결될 준비를 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경쟁사의 전시를 둘러본 뒤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AI와의 융합을 추구하지만 모든 AI 분야에 뛰어들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른 업체가 잘하는 분야는 협력을 통해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즉 유통 분야에서 아마존과, 검색 분야에서 구글과 협력할 수 있다. LG전자는 스스로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 류혜정 H&A스마트솔루션BD 상무는 “빅스비 같은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는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CS센터 데이터를 챗봇으로 발전시키는 등 저희가 가진 데이터를 잘 활용할 영역을 정의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생활가전 분야에서 분기 사상 처음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인 11.2%를 달성했다. 송 사장은 “생산 효율이 개선돼 있었고 신제품이 많이 출시돼 좋은 반응이 나왔다”며 “일시적인 환율이나 수요 변화 때문이 아니라 체질적으로 건강해지고 튼튼해졌다는 생각을 한다. 하반기에도 안정적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초 H&A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조성진 부회장이 승진하면서 가전 분야 수장을 맡게 됐다.

LG전자는 로봇 사업에도 진출하며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은 지난 7월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 가전제품박람회(IFA) 전시장에는 이들 로봇과 함께 잔디깎이 로봇이 전시돼 시연을 했다. 송 사장은 “쇼핑센터, 도서관 등에서 안내로봇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삶에 도움이 되는 생활로봇으로 발전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삶을 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든다는 관점에서 보면 로봇은 확장성이 매우 크다”며 “우리가 이끌고 가면 다른 업체도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를린=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