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를 먹고 집단 장염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맥도날드가 국내에서 불고기버거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앞서 ‘햄버거병’에 걸렸다고 주장한 피해자들이 먹은 제품 역시 불고기버거였다.
한국맥도날드는 2일 공식 입장을 내고 “2일부터 전국 모든 매장에서 불고기버거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3일 이 회사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전북 전주에 있는 한 맥도날드에서 초등학생 7명과 교사 1명 등 8명이 햄버거를 사 먹은 뒤 장염 증상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맥도날드에 민원을 제기했다. 초등학생 7명은 전부 불고기버거를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맥도날드는 민원 접수 직후 자체 조사에 들어갔고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 측은 “(판매 중단은) 식품 및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회사 원칙에 따른 조치”라며 “전주 지역 매장을 이용했던 고객들의 발병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햄버거병으로 문제가 됐던 제품 역시 불고기버거였다. 지난해 9월 4세 여아가 불고기버거를 먹은 뒤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피해자 가족은 지난 7월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후 비슷한 피해 사례를 겪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추가 고소는 총 5건으로 늘었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적혈구가 파괴돼 콩팥 기능을 망가뜨리는 병이다. 덜 익은 소고기 패티도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맥도날드 불고기버거는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안전 검사에서도 문제가 됐다. 한국소비자원은 맥도날드를 포함한 6개 햄버거 프랜차이즈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햄버거 38종을 대상으로 안전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맥도날드 불고기버거에서만 유일하게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맥도날드는 결과 발표 하루 전인 지난달 7일 검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조사결과 공표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맥도날드, 불고기버거 판매 잠정 중단
입력 2017-09-03 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