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6차 핵실험에 사용한 수소탄 핵탄두 모형을 핵실험 6시간 전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해 3월 핵분열탄으로 보이는 원형 핵탄두 모형을 공개한 지 1년6개월여 만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찾아 현지지도를 하면서 “새로 제작한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에 장착할 수소탄을 보아주시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이 보도한 사진은 핵폭발장치 사진 3장과 ‘화성 14형 핵탄두(수소탄)’라고 쓰인 흐릿한 도면으로, 북한은 이날 6차 핵실험을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의 설명대로라면 핵실험에 사용된 핵탄두를 미리 공개한 셈이다.
핵폭발장치는 원추형 탄두부(재진입체) 뒤로 2개의 구형 물체를 결합한 1m 정도의 호리병 형태다. 기폭장치와 핵폭발장치 사이에 전선이 연결돼 있어 모형이 아닌 실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 전문가들은 일단 외형은 수소탄 탄두 형태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완성된 수소탄 여부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서균열 서울대 핵공학과 교수는 “공개된 핵폭발장치는 상당히 정교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며 “수소탄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는 “형태로 보면 1950년대 구소련이 디자인한 수소탄 모형과 비슷하다”며 “앞부분 원통은 핵분열탄으로 폭파시키고 이어 뒤쪽 수소폭탄으로 연결되는 형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다만 북한이 수소탄을 개발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수소탄 작동은 핵융합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1단계 핵분열무기(원자탄)를 폭발시켜 2단계 핵융합반응(수소탄)을 촉발시키는 순서로 진행된다. 2단계 융합반응에서 생성된 중성자가 다시 3단계 핵분열 반응을 가속화해 위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수소탄은 핵분열탄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기술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내용을 보면 완성된 ‘수소탄’보다는 증폭핵분열탄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핵탄두 위력을 수십㏏에서 수백㏏으로 임의 조정할 수 있고, ‘분렬(분열)’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으로 전형적인 증폭핵분열탄을 보인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北 6차 핵실험] 핵실험 6시간 전 핵탄두 공개
입력 2017-09-0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