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이후 첫 서울 강남 아파트 분양단지에 청약자 수만명이 몰렸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에 오히려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이 겹치면서 ‘분양 로또’라는 말까지 나왔다.
GS건설은 지난 1일 문을 연 서울 강남구 ‘신반포센트럴자이’ 견본주택에 사흘간 2만5000여명이 방문했다고 3일 밝혔다. GS건설 관계자는 “방문객이 몰려 오후 10시까지 견본주택 운영시간을 4시간 연장했다”며 “이렇게 큰 호응을 얻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당국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강남 아파트에 인파가 몰린 건 예상보다 낮은 분양가 때문이다. 당초 신반포센트럴자이는 3.3㎡당 분양가가 4700만∼5000만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을 받는 과정에서 3.3㎡당 4250만원으로 크게 내려갔다.
이 경우 전용면적 84㎡는 최고 15억5660만원이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인근 ‘신반포 자이’는 지난달 18억4653만원에 실거래됐다. 기존 시세가 내려가지 않으면 단순 시세차익을 2억∼3억원가량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신반포센트럴자이 견본주택 주변에는 한동안 사라졌던 떴다방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대출규제에 따라 전용면적 84㎡(분양가 14억2000만∼15억4000만원) 기준 최소 8억4000만원의 현금이 있어야 분양받을 수 있다. GS건설은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해 시공사 보증으로 신반포센트럴자이의 중도금 40% 대출을 알선할 계획이지만 현금 동원력이 우수한 일부 투기세력을 제외한 중산층의 진입은 힘들 전망이다.
청약 경쟁은 여전히 치열한 상황이다. 8·2대책 직후 분양을 시작한 공덕SK리더스뷰는 1순위 청약 경쟁률 35대 1을 기록했다. 최근 계약에 돌입한 DMC 에코자이와 신길 센트럴자이는 단기간 완판에 성공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8·2 대책 후 첫 강남 분양시장… 청약자들 몰리고 로또설까지
입력 2017-09-04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