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뮤지컬배우 차이파오창 인터뷰…‘2017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로 내한

입력 2017-09-03 18:35 수정 2017-09-03 20:32
대만 뮤지컬 배우 차이파오창이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만 뮤지컬 배우 차이파오창이 2일 오후 6시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구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창작뮤지컬 ‘빨래’의 곡 ‘참 예뻐요’를 한국어로 부르고 있다. 권준협 기자
“참 예뻐요/내 맘 가져간 사람/가을밤 잠 못 드는 사랑 준 사람/짧게 웃고 길게 우는 사랑 준 사람/꼭 한 번만 내게 말을 걸어 준다면….”

대만 뮤지컬 배우 차이파오창(蔡柏璋·35)은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옛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창작뮤지컬 ‘빨래’의 곡 ‘참 예뻐요’를 한국어로 한 마디씩 차분히 불렀다. 발음은 서툴러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전날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초대해준 주최 측과 한국 관객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어 한국 뮤지컬 곡을 반복해서 듣고 외우면서 무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공연으로는 처음 한국을 찾은 차이파오창은 “솔직히 태어나서 이렇게 긴장해본 적이 없다”고 한국 뮤지컬 팬을 만나는 소감을 전했다. 이유를 묻자 “전혀 모르는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야 하고 한국 배우 홍광호의 환상적인 리허설을 봐서 긴장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과 오스트리아 린츠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에서 공연했고 올해는 독일 베를린의 축제, 내년엔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예술축제에 초대됐다.

차이파오창은 한국 뮤지컬계를 매우 부러워했다. 그는 “한국 뮤지컬 산업이 불과 10여년 만에 이렇게 성장한 게 놀랍다. 대만 뮤지컬 산업은 전무하다 싶을 정도”라며 “극장을 오래 대여할 여건이 안 돼 배우들이 3개월 연습하고도 일주일밖에 공연을 올리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배우들은 살아남기 위해 중국으로 가서 무대에 선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과 달리 연극 전공뿐이고 뮤지컬 전공이 따로 없어 학생들의 고충이 많다”고 전했다.

차이파오창은 2005년부터 12년간 배우뿐 아니라 연출가, 작가, 극작가, 객원교수, 보이스 트레이너 등 다방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오는 12월부터 3주간 대만 타이베이와 타이난, 가오슝을 돌면서 탈북자를 주제로 한 연극을 연출해서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극 중에는 한국어 대사도 있다고 한다. 그는 “일부 탈북자들은 중국과 동남아를 거쳐 한국에서 정착해 살아간다고 들었다. 북한을 빠져나오면서도 고향에 남은 가족들을 그리워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무척 아팠다. 자유를 당연히 여기는 대만 사람들에게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글·사진=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