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가 심상찮다. 지난달 생활물가는 5년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잦은 비와 무더위 영향으로 채소가격이 급등하는 등 신선식품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통계청은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고 1일 밝혔다. 2012년 4월(2.6%) 이후 상승폭이 가장 높다. 국민들의 체감 물가 수준을 반영해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의 오름폭은 더 컸다. 생활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 2011년 12월(4.4%) 이후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가 상승한 데는 신선식품 가격의 전반적 상승 영향이 컸다. 수산물과 과일, 채소로 구성된 신선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8.3% 급등했다. 수산물은 이미 높은 가격대에 판매되는 상황인데도 전년 동월 대비 4.3% 가격이 더 올랐다. 과일과 채소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2.8% 가격이 급등했다. 품목별로 보면 포도(31.6%) 토마토(45.3%) 무(71.4%)의 가격 오름세가 큰 편이었다. 신선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농·축·수산물 물가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2.2% 오르면서 2011년 8월(13.8%)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일보다 채소 가격 상승세가 더 문제다. 통계청 관계자는 “수산물과 과일 가격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태”라며 “채소의 경우 지난달 작황이 안 좋아서 특히 많이 오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채소 가격이 급증한 데는 지난 7∼8월 사이 잦은 비와 무더위가 영향을 미쳤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강원도와 충남 천안 지역에서 재배하는 오이가 각각 12.5㏊, 147.0㏊ 비 피해를 입는 등의 사례가 잇따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상여건에 취약한 채소류일수록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고공행진 중인 계란 가격 역시 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계란 가격은 ‘살충제 계란’ 파동 여파로 지난 7월보다 6.3% 떨어졌다. 하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53.3% 높은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했다.
정부는 추석이 1개월여밖에 안 남은 상황을 고려해 비축 물량을 풀기로 하는 등 물가 안정에 나서기로 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채소류 가격 불안이 추석 물가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치솟는 채소값에… 추석 앞두고 밥상물가 겁난다
입력 2017-09-02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