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북 협상 카드 여전히 테이블에”

입력 2017-09-01 18:39

사라 샌더스(사진) 백악관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북한과의 협상 카드도 여전히 테이블에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고 한 말의 의미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포함한다”며 “분명히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옵션이 모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는 답이 아니다”라고 말했으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백악관 대변인까지 나서서 ‘외교적 옵션과 대북 협상 카드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전날 한·미 국방장관 회담 직전 “외교적 해법이 고갈된 게 아니다”라고 한 자신의 말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상충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지자 “외교적 해법에는 경제적 제재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말을 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 상공 위로 미사일을 쏜 북한과 지금 당장 대화할 수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보다 북한 김정은과의 ‘위험한 거래’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더 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가 기질이 자칫 북한에 말려드는 최악의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분석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대화는 북한의 핵 보유 지위를 인정하거나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축소하는 문을 열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갈라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도 NYT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노리는 것은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 평화협정 제안으로 국면을 전환하는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은 북한이 미국을 압박해 자기들 방식으로 미국을 대화로 끌어들이기 위한 거대한 덫”이라고 주장했다.

조너선 크리스톨 세계정책연구소 연구원은 CNN방송 웹사이트 기고문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으로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일관성 없는 미국의 대응이 사태를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이 일본 상공을 지나가는 미사일을 수도인 평양에서 발사했다는 사실은 예방타격이나 보복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