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에이국제대학교 캄폿센터.’
지난달 21일 캄보디아 캄폿시의 길거리. 한글로 쓰인 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캄폿은 캄폿주 주도로 인구 33만명 규모 항구도시다.
이 대학은 김득수(70) 선교사가 세운 미션스쿨이다. 프놈펜 북부 57㎞ 지점 바티에이라는 소도시에 위치한다. 캄보디아 정부가 기증한 땅에 2007년 ‘한글학교’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 기독교 사명을 지닌 캄보디아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 목표다.
대학 부설 캄폿센터는 캄보디아 사회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개념인 ‘창업학교’다. 청년들에게 창업교육을 시켜 자립의지를 다지게 한다는 것이다. ‘복음·교육·창업’ 이 세 가지 키워드가 김 선교사의 사역을 압축하는 단어다.
“기독교 교육을 통해 죄와 구원을 알게 된 청년들입니다. 삶의 자세가 변하는 것을 확실히 느끼죠.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예수의 제자로 살겠다는 목표가 분명합니다. 캄보디아 복음을 꿈꾸는 기도를 옆에서 지켜보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캄폿센터는 그들 스스로가 생각하고 실행하는 현장입니다. 프놈펜 등 2∼3곳으로 확대 예정입니다.”
캄폿센터에는 쏙른(25) 대표를 비롯한 예수청년들이 식당 겸 카페 ‘키미’를 직접 운영한다. 마치 우리나라 TV프로그램 ‘윤식당’을 보는 듯하다. 한식당이다.
이들은 창업학교에서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다 ‘키미’를 열게 됐다. 쏙른 대표는 바티에이국제대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한 리더. 한국적 트렌드의 맛과 멋을 김 선교사 부부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익혔다.
“저는 인큐베이터 역할만 합니다. 창업한 기업은 캄보디아 청년들이 소유합니다. 그러면 태도가 바뀌죠. 이곳 사람들은 식민지 시절과 폴포트 공산정권의 학살, 이어진 내전에 시달리다 보니 자기주장이 없습니다. 굴종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문화예요. 그런데 ‘네가 주인이다’ 하면 깜짝 놀라죠. 정당한 품삯 받는 것조차 부끄러워하거든요.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의 똑같은 사랑으로 태어난 사람들이란 걸 알게 해야죠.”
쏙른 대표는 복음으로 변화됐다. 키미에서 그와 같이 일하는 이림(28)도 변화 중이다. 메콩강 삼각주 소수민족 이종교 출신이다.
서울 고척동 평화교회 선교여행팀 10여명이 ‘키미’에서 시식회를 가졌다. 한국 김치의 식감이 살아 있었다고 평했다. 쏙른 대표의 얼굴이 환해졌다. 선교여행팀은 키미식당 방문에 앞서 바티에이 창업 식당에도 들러 창업학교 학생들을 후원했다. 이들은 또 국제대학이 바티에이와 캄폿에 세운 유치원을 방문, 복음을 전했다.
“제자훈련을 받은 캄보디아 청년들의 학교가 되고 그들이 운영하는 사업장이 돼야 합니다. 선교사가 주인이 되면 자립이 어렵습니다. 신앙도 자립이 힘들죠. 하나님께서 죄인들 가운데 우리를 심으셨듯이 한국교회가 도움을 줘 현지 복음의 리더들을 미전도 종족 사이에 심어야 합니다.”
김 선교사는 특히 기술교육을 강조했다. 이미용, 요리, 건축 등 그들이 자립할 실용 분야를 교육하는 이유다.
“캄보디아 가정은 부모가 자식에게 권리만 있지 양육의무 개념이 약합니다. 특히 아버지의 경우 양육의무를 지기 싫어 애가 생기면 도망가 버리죠. 이들에게 신앙을 통한 자립이 필요해요. 우리도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자립하지 않았습니까. 한국교회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바티에이(캄보디아)=글·사진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
“캄보디아 예수청년들에게 자립의지 심어줍니다”
입력 2017-09-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