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로힝야족 난민선 전복 최소 21명 사망

입력 2017-08-31 21:40 수정 2017-09-01 00:04
미얀마 정부의 박해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난 가던 로힝야족 난민선이 전복돼 최소 21명이 목숨을 잃었다.

무슬림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난민들은 30일(현지시간) 배를 나눠 타고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접경의 나프강을 가로질러 방글라데시 테크나프 우파질라에 도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배 한 척이 뒤집히며 난민들이 물에 빠졌고, 방글라데시 경찰은 이날 사고 수역에서 모두 21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희생자 중 12명은 어린이였고, 나머지 9명은 여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글라데시 국경수비대 현장 지휘관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전복된 배가 미얀마 국경수비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

앞서 미얀마에서는 지난 25일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이 서부 라카인 주의 경찰 초소들을 습격하는 일이 벌어졌고 미얀마 정부는 대규모 반군 토벌에 나섰다. 크리스 레와 로힝야족 인권 보호 비정부기구 담당자는 “미얀마가 로힝야족을 모조리 몰아내려는 것 같다”고 비난하며 “미얀마 자경단원들까지 적극적으로 로힝야족 마을에 불을 지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이터 통신은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지금까지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로힝야족 난민이 2만740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미 40만명 이상의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한 방글라데시 정부는 난민을 발견하는 대로 입국을 막고 국경지대에 대기시키거나 미얀마로 송환하고 있다. 국경지대에 발이 묶인 난민은 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