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 모양 아파트 안된다” 박원순 서울시장, 개선 지시

입력 2017-08-31 21:41
“앞으로는 서울에서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는 짓지 못하게 하세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냥갑 아파트 퇴출’을 지시했다. 서울시는 아파트 디자인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30일 시 고위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을 보면서 제일 화가 나는 것이 바로 똑같은 모양의 성냥갑 아파트다”라며 “최소한 내 임기 동안만이라도 똑같은 아파트가 지어지지 못하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도심 한 복판에 새로 들어서 새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를 보고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단지 안의 모든 아파트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느냐”고 개탄하고, “산이 있고 강이 있고 역사와 인간이 어우러진 서울을 훼손하는 일을 더 이상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취임 이후 획일적인 모양의 아파트가 서울의 도시경관을 훼손하는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성냥갑 아파트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했다. 또 뉴욕이나 유럽, 홍콩, 싱가포르처럼 주택들이 도시의 미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건축물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박 시장은 “명품 아파트가 되도록 설계부터 제대로 하면 서울도 살리고 가치도 높아진다”면서 “앞으로 시가 건축설계심의부터 제대로 해서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공공 아파트는 물론이고 민간 아파트라도 규모가 큰 경우엔 시가 참여해 국제공모 등을 실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파트 디자인 개선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도 논의 중이다.

이제원 행정2부시장은 “잠실5단지의 경우엔 재건축이긴 하지만 서울시와 함께 국제설계공모를 하는 쪽으로 공감대가 모아졌다”면서 “아파트 디자인을 개선하기 위해 시가 쓸 수 있는 방법들을 적극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