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49)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보수적 역사관과 창조과학회 활동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사과·해명했다. 하지만 야권에서 제기한 자진사퇴 요구는 “국가에 공헌할 일들이 있다”며 일축했다. 특히 창조과학회 활동 이력 등 본인의 종교관은 장관 업무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흔적들이 국민들께 의구심과 혼란을 드리게 됐다.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박 후보자는 보수적 역사관이 담긴 칼럼·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잘 몰라 그랬다”고 해명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일들을 했지만 그것이 자신의 정치 성향 등 이념은 아니라는 것이다. 박 후보자는 “부끄럽지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에는 정치·이념적인 성향에 대해 고민을 해본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 후보자는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정부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독재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작성해 ‘뉴라이트’ 사관을 가진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뉴라이트(새로운 보수)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생각해보지 않은 데다 회원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편협한 의식으로는 세계 최고의 팀을 만들 수 없다”면서 지금껏 이념·종교적 색채를 띠고 일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생각이 달라도 장관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사람 중심의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는 신념에는 이 정부와 차이가 없다”며 “정치인이 아닌 전문인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부족하지만 나라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 가치를 존중·수용할 것”이라며 “이승만·박정희정권이 근대화에 공헌했다는 점과 인권 훼손 문제 등을 균형 잡고 깊이 생각하겠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박 후보자는 “창조신앙을 믿는 게 바이오 등 신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과학계 일부에서는 창조과학을 믿는 건 인류가 쌓아올린 과학적 성취를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박 후보자를 비판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과학적인 접근으로 논증을 시도하는 창조과학을 믿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신자로서 창조신앙을 믿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계는 이날 “과학계가 창조과학회 이력만으로 박 후보자를 비판하는 건 개인의 종교 및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장관 후보자에게도 신앙의 자유 허하라… 박성진 해명 안팎
입력 2017-08-31 18:21 수정 2017-09-01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