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3강 대사 文대통령 최측근으로 ‘진용 정비’

입력 2017-08-31 05:00

문재인 대통령이 주미대사에 조윤제(65)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 주중대사에 노영민(60)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일대사에 이수훈(63) 경남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를 30일 내정했다. 이들은 당사국의 동의를 받는 아그레망 절차를 통과하면 정식 임명된다. 이들은 모두 노무현정부 출신이자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부산 출신인 조 내정자는 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거쳐 미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경제학자다. 서강대 교수 시절인 2003년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발탁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2005년에는 주영대사에 임명됐다. 노무현정부에서 요직을 맡은데 이어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소장을 역임했다. 문 대통령 당선 뒤엔 유럽연합(EU)·독일 특사로도 활동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중책을 맡아 한·미 자유무역협정, 북핵 문제 등 굵직한 외교 현안을 해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한·미동맹 강화와 국익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첨예화된 상황에서 주미대사로 외교안보 전문가가 아닌 경제 전문가가 낙점된 것은 의외라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는 당초 외교안보와 통상 문제를 함께 다룰 수 있는 인사를 물색했으나 두 분야에 모두 정통한 인사를 발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내정자는 2002년 대선에서 노 전 대통령을 도운 뒤 문 대통령을 지지해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청주고,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노동운동을 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열린우리당, 민주당에서 3선(17·18·19대, 충북 청주흥덕을) 의원을 지냈다. ‘시집 강매’ 사건으로 20대 총선에선 공천을 받지 못했다. 문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주중대사로 사실상 내정됐었다. 한때 청와대 초대 비서실장 하마평에 올랐던 최측근이기도 하다.

이 내정자는 동북아 문제 전문가다. 참여정부 때인 2005년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경험이 있다. 경남 창원 출신으로 마산고, 부산대 영문과를 거쳐 미 존스홉킨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2012년과 지난 대선에선 민주당 중앙선대위 국민성장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위원으로 일하며 문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이후 국정기획자문위 외교안보분과 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대북·외교안보 정책을 구체화하는 데 기여했다.

주미·주중·주일대사에 모두 문 대통령 측근이 내정되자 한 야당 의원은 “당사국과의 친밀도보다 대통령과의 친밀도에 따라 결정된 인사”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신념을 이해하는 부분도 외교 전문성과 함께 중요한 부분”이라며 “대통령과 철학, 신념을 같이하는 인사를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정부뿐 아니라 어떤 정부가 집권해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