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30일 만에 300만 계좌를 유치하며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직관적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카카오 프렌즈를 이용한 캐릭터 마케팅, 시중은행보다 낮은 신용대출 금리, 카드론 대체용 비상금 대출 등이 흥행 성공을 이끈 포인트다.
다만 카카오뱅크(카뱅), 케이뱅크(케뱅)가 편의점이라면 시중은행은 백화점이다. 인터넷은행이 얼굴 없이 영업하는 자판기라면, 일반은행은 물건을 사면 집으로 배송까지 해주는 대형마트다. 오프라인 창구에서부터 온라인 애플리케이션까지, 신용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넘어 오토론·방카슈랑스·복합자산관리서비스까지, 시중은행이 실제 고객에게 다가가는 접점은 인터넷은행과 비교 불가능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5일 만에 100만 계좌를 유치해 시중은행이 1년 동안 모은 모바일 계좌수를 돌파했다는 식의 비교는 지나친 단순화의 오류다. 시중은행은 오프라인 창구에서 훨씬 편리하고 특화된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뿐이다.
그렇다면 합리적 금융소비자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주거래 혜택이 집중된 시중은행을 기본으로 이들의 모바일 채널을 카뱅이나 케뱅처럼 써보는 방법이 우선이다. 다수 시중은행은 ‘OTO(오프라인 투 온라인) 유도 전략’에 따라 창구 안내와 온라인 가입을 결합해 금리우대를 주는 특화상품을 갖추고 있다. 자신에게 맞는 은행별 모바일뱅킹 장점을 가려보는 것도 필요하다. 시간을 쪼개고 품을 팔아 ‘모바일 재테크’에 나서야 한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채널로 ‘신한 S뱅크’와 ‘써니 뱅크(Sunny Bank)’를 운영한다. 모바일 대출이 3∼4개 종류에 그치는 카뱅, 케뱅과 비교하면 상품 종류 자체는 압도적이다.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개인사업자보증서대출, 자동차구입자금대출 등 모바일 대출상품만 60여개에 이른다. 펀드 가입자라면 300여개 펀드상품의 신규 및 수익률 알림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은행 전문가나 로보어드바이저가 제공하는 자산관리 포트폴리오 서비스도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품 라인업이 다양하다는 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 영업점 채널”이라며 “고액 자산가나 고령층 고객을 위해서라도 고객응대 채널이 필수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모바일 채널로 ‘스타뱅킹’과 ‘리브(Liiv)’를 내세운다. 스타뱅킹의 모토는 ‘내 손안의 은행’이다. 자산관리 플랫폼이 특화돼 있다. 리브는 생활금융 플랫폼에 강점을 갖고 있다. 간편송금, 더치페이, 일정관리, 외환 등을 몰아서 서비스한다. 심지어 은행 영업점 번호표 미리 뽑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혼부부 내집 마련을 위한 부동산 플랫폼을 새로 추가하는 등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범위를 계속 늘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인터넷은행의 ‘금리 마케팅’에 맞서 특판 적금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짠딜’이라고 이름 지었다. 선착순 1000명에게 적금 가입기간과 상관없이 연 2.3%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모바일 뱅킹이자 메신저 서비스인 위비톡을 통해 가입해야 한다. 위비톡에서 사전에 공지하고 게릴라식으로 가입자를 모집하는 게 특징이다. 영상통화로 실명확인을 해 비대면거래를 한다면 별도로 추가금리(연 0.2% 포인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모바일을 통해 NH주거래우대적금, NH직장인월복리적금, NH금융리더론, 프리미엄모기지론 등을 이용하면 0.09∼0.5% 포인트의 금리우대 혜택을 준다. KEB하나은행도 온라인 신용대출 상품을 이용하면 창구 대출보다 0.1∼0.2% 포인트 금리우대를 한다. IBK기업은행은 ‘i-ONE뱅크’의 ‘휙’ 시리즈 간편송금·간편결제에 더해 ARS해외송금 서비스를 새로 출시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시중은행 모바일 재테크 생각보다 쏠쏠하네
입력 2017-09-0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