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에 4차 산업혁명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로봇, 인공지능(AI), 자율주행자동차, 빅데이터 등 다양한 4차 산업혁명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인기몰이 중이다. 미래산업에 투자하는 만큼 향후 전망도 밝다. 다만 최소 1년은 투자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은 시장에 나온 4차 산업혁명 펀드 18개 가운데 올해 초 이후 수익률이 집계된 7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18.7%에 이른다고 31일 밝혔다.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16.23%)과 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18.23%)을 모두 뛰어넘었다. 올해에만 4차 산업혁명 펀드에 5450억원에 이르는 자금이 유입됐다.
올 들어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펀드는 ‘미래에셋G2이노베이터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다. 수익률이 33.45%나 된다. 이 펀드는 미국과 중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주식 비중(7.94%)이 가장 높다. 이어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7.77%), 자율주행차 부품업체 엔비디아(7.09%), 페이스북(5.29%) 등이다.
지난해 출시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픽테로보틱스증권 子펀드 H’도 19%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스위스의 픽테자산운용에서 굴리고 있는 펀드에 재간접 투자를 하는 펀드다. 산업·생활밀착형 로봇 관련 주식에 집중 투자한다. 이 펀드는 최근 설정액이 800억원을 돌파하면서 잠정 판매중단에 들어갔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대상이 제한되기 때문에 위탁운용사인 스위스 픽테자산운용에서 추가 자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돈이 많이 몰린 펀드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다. 올해에만 2058억원이 들어왔다. 알파벳, 애플, 인텔 등 글로벌 IT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데 수익률이 16.19%다.
8월 들어 4차 산업혁명 펀드는 4개나 새로 출시됐다. 국내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과 채권에 동시 투자하는 ‘4차산업혁명3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 로봇·산업자동화 관련 기업 종목을 담은 ‘KODEX 글로벌4차산업로보틱스’(합성) 상장지수펀드 등이다.
4차 산업혁명 펀드는 앞으로도 좋은 성적표를 받을까. 조완제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미국 중국 등 국가별로 투자하던 기존 펀드 투자 전략은 저성장 흐름 속에서 성과가 좋지 않다. 앞으로 성장할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 수익을 바란다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한동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 팀장은 “4차 산업혁명 펀드는 관련 기업의 미래 전망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실시간 경기 흐름과 괴리가 있다”며 “관련 기업 실적이 과도하게 오르내리더라도 적어도 1년 이상은 참고 투자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4차 산업혁명 펀드 ‘함박웃음’
입력 2017-09-0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