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댓글수사’ 윤석열 “판결 평가 부적절… 상고심에 만전”

입력 2017-08-30 18:23
뉴시스

4년 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기소했던 윤석열(사진) 서울중앙지검장은 30일 법원의 원 전 원장 유죄 판결에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윤 지검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원의 유무죄 판단에 대해 검사가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그간 공소유지에 힘써준 후배 검사, 수사관들과 성원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상고심에서도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지검장은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윗선의 반대에도 강제수사를 진행해 원 전 원장을 기소했다. 이후 윤 지검장은 수사팀에서 배제됐고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윤 지검장은 그해 국정감사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내가 검사장이면 서울지검 검사가 ‘이것 수사를 해야 되겠다’고 하면 막지 않겠다”는 말을 남겼다.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복귀한 윤 지검장은 운명처럼 원 전 원장과 다시 마주했다. 당시 수사팀도 다시 모였다. 특별수사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진재선 부장검사와 김성훈 부장검사는 공안부 요직으로 기용됐고, 원 전 원장 공소유지를 맡아온 이복현 검사 역시 서울중앙지검 부부장으로 임명됐다. 현재 이들은 국정원 댓글사건 관련 재수사를 담당하고 있다.

진 부장과 김 부장, 이 검사는 원 전 원장 파기환송심 재판 검사 측 자리에 앉아 원 전 원장 유죄 선고 장면을 지켜봤다. 선고 후 수사팀은 “법원이 원 전 원장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본다”며 이례적으로 소감을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