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파도에 어선 전복… 4명 사망·2명 실종

입력 2017-08-30 18:25 수정 2017-08-30 23:48
30일 오전 4시30분쯤 경북 포항시 호미곶 동쪽 22해리 해상에서 구룡포 선적 27t급 통발어선 1척이 전복돼 해경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선원 9명 중 3명은 구조됐으나 4명은 사망했고, 2명은 실종 상태다. 해양경찰청 제공
30일 오전 4시30분쯤 경북 포항시 호미곶 동쪽 약 40.7㎞ 해역에서 구룡포 선적 통발어선 803광제호(27t급)가 전복돼 선원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이날 광제호에는 선장을 비롯해 총 9명이 승선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선장 김모(58)씨 등 3명은 출동한 해양경찰 경비함에 구조됐다. 해경은 인근 해역을 지나던 외국 선적 유조선 ‘아틀란틱 하모니호’의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해 낮 12시50분쯤 이들을 구조했고 구조된 3명은 건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어 오후 2시30분쯤 수면에 전복된 채 표류하고 있던 선박 내부로 진입해 침실을 수중 수색하던 중 선원 4명을 발견했다. 1명은 사망한 상태로,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던 중 모두 숨졌다.

광제호는 이날 오전 3시쯤 홍게잡이를 위해 구룡포항을 떠났다가 항해 도중 높은 파도에 의해 전복된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해역에는 초속 10∼12m 바람이 불었고 2.5∼3m의 다소 높은 파도가 일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높은 파도에 배가 한순간에 뒤집힌 데다 각종 통신장비가 마비되면서 유조선에 발견될 때까지 신고가 이뤄지지 못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

선박이 침몰했을 때 사고 내용과 선박 위치를 해경 관제 시스템에 자동으로 알리는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해경 경비정 1510함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사고 후 약 8시간20분이 지난 뒤였다.

군경은 해경함정, 해경 항공기, 해군 고속정, 해군 항공기, 어업지도선 등을 동원해 실종 선원 수색작업을 벌였다. 해경 구조대 25명과 해군 잠수사 2명이 투입돼 수중 수색도 함께 진행됐다. 그러나 기상 악화로 파도가 높은 데다 전복된 선박 내부에 통발과 어구 등이 얽혀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경은 유족과 협의해 선체를 예인하기로 했다. 배는 31일 오전 구룡포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김재산 기자jskimkb@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