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있을 때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는 탈북민들이 크게 늘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김정은 체제가 내부적으로 기반을 다져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30일 ‘2017 북한 사회변동과 주민의식 변화’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고 지난해 북한을 탈출한 주민 132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부터 지난 6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통일 예상 시기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살고 있을 때 통일이 언제쯤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5.7%는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통일이 10년 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응답자(26%)도 지난해 조사(44.9%)보다 크게 줄었다.
통일평화연구원 정동진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대내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권력을 승계해 체제유지의 기반을 다져가는 것을 보며 이른 시기에 통일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에 살고 있을 때 바람직하게 여겼던 통일의 방식에 대해서는 ‘북한체제로 통일’이 11.5%로 집계됐다. 지난해 조사(5.8%)의 배 가까이 되는 수치다. 반면 ‘남한의 현 체제’로 통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응답자는 지난해 42.8%에서 올해 38.2%로 줄었다.
김정은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지지도가 50% 이상이라는 응답은 3년 연속 증가했다. 통일평화연구원 서보혁 HK연구교수는 “이런 여론은 북한경제의 회복과 핵보유에 대한 긍정적 반응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글=임주언 기자 eon@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작년 탈북민 56% “통일 불가능”
입력 2017-08-30 18:35 수정 2017-08-30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