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파워, 中-인도 국경분쟁도 덮었다

입력 2017-08-30 05:00

중국과 인도의 지난 28일 국경분쟁 해결에는 다음 달 3∼5일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회의가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주최국인 중국은 인도를 어떻게든 참석시켜야 하는 입장이었고, 거대 중국 시장과 자본이 필요한 인도 역시 마냥 버틸 처지가 아니었다. 국경분쟁 타개를 계기로 양국의 협력이 강화되면 브릭스가 국제질서의 한 축을 이루는 슈퍼파워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 인도는 브릭스 정상회의를 불과 1주일가량 앞두고 극적으로 국경분쟁을 중단했다. 두 나라는 브릭스 회원국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양국이 계속 대립하면 정상회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국경분쟁이 원만히 해결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정상회의에서 만나 상호 신뢰를 재확인한다면 양국 우호 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브릭스 정상회의가 미국과 독일이 주도하는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처럼 국제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구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최근 국경 갈등을 브릭스 회원국 간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국제경제중국센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장옌셩은 “앞으로 브릭스가 회원국 간 갈등 해결을 위해 어떤 방법과 원칙을 채택할지 합의하고 실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과 인도가 이전보다 더 깊은 우호관계를 맺는다면 브릭스의 국제적 위상도 확대될 수 있다. 브릭스는 전 세계 인구의 40%,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양국 간 경제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 인도에 진출한 중국 기업은 500개가 넘고, 중국의 대인도 투자도 올해 이미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인도 기업의 중국 진출도 활발하다.

다만 양국이 브릭스 정상회의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화해했지만 작은 불씨에도 다시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