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동시 총파업 가시화

입력 2017-08-28 19:08 수정 2017-08-28 21:25
KBS 기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고대영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출정식'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0시부터 무기한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이병주 기자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MBC와 KBS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양대 공영방송의 파업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양사 노조는 28일 “지난 정권하에서 신뢰를 잃은 공영방송 저널리즘을 다시 세우겠다”며 “1차 목표는 경영진 퇴진과 방송법 개정이지만 최종 목표는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방송을 복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방송법 개정안 통과와 경영진 교체 등 새 정부의 방송개혁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제2노조)는 다음 달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미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 470여명은 28일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무기한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 PD협회 소속 700여명은 30일부터 제작 거부에 합류할 예정이다. KBS 기자협회와 PD협회는 KBS 제2노조 소속이다.

기술직과 사무직 위주의 KBS노동조합(제1노조) 역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총파업을 결의했다. 제1노조 소속 기자와 PD는 31일 0시부터, 아나운서는 4일 0시부터 순차적으로 파업에 참여하고 7일 0시부터는 전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한다. 제1노조 관계자는 “방송법 개정안이 시급히 통과돼 현 경영진이 물러나고 공영방송이 정치로부터 독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9일 오후 6시까지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MBC본부 관계자는 “파업안이 통과될 경우 다음 달 1일이나 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는 이미 기자 PD 아나운서 350여명이 공정보도·제작자율성 보장과 MBC ‘블랙리스트’ 책임자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중단에 들어간 상태였다.

파업에 대한 시민단체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 2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공영방송 파업 지지 집회에는 시민 35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공영방송의 추락을 그린 다큐멘터리 ‘공범자들’은 개봉 12일 만에 15만 관객을 돌파했다. 하지만 MBC와 KBS 사측은 노조 파업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글=강주화 박지훈 기자 rula@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