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취임 후 주재한 첫 회의에서 “지금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받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정부·여당에 각을 세웠다.
안 대표는 연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명숙 전 총리의 억울한 옥살이’ 발언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안 대표가 사법부 독립성을 야당 정체성 강화를 위한 ‘1차 타깃’으로 설정한 모양새다.
안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고 개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국민 편 가르고 민생과 국익에 반하는 일이라면 날 선 비판으로 강력히 저지하는 야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민주당 2중대’가 아니라 문재인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얘기다.
당내 의견도 엇갈린다. 한 중진 의원은 “거대 양당에 끼인 상황은 국민의당의 숙명”이라며 “전략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취해야 섣부른 오판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의원은 “처음부터 확실하게 당 스탠스를 잡아야 한다”면서 “매번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다 막판에 여당 편을 드는 것처럼 비쳐선 안 된다”고 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전략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에 출마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안철수 차출론’은 당초 안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막기 위한 카드로 제시됐지만, 최근엔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나돌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안 대표가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후보로 직접 뛰라는 얘기다.
당 관계자는 “감독이 직접 선수로 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당 내외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끝내 찾지 못할 경우 안 대표가 직접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에게 차라리 본인의 고향이자 당의 불모지인 부산시장에 출마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안 대표 입장에선 낙선 시 정치적 리스크가 덜한 카드가 부산시장 출마”라며 “지역주의 타파라는 평가도 노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당대표로서 당을 혁신하고 인재를 영입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안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안 대표가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은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글=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연일 정부·여당에 각 세우는 안철수 “사법부 독립성 침해 심각하게 우려”
입력 2017-08-28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