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대 이후 예상되는 사물인터넷(IoT) 혁명을 주도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자사의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타사 제품까지 아우르는 통합 클라우드 생태계를 조성해 새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패트릭 쇼메(사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부사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피에르 호텔에서 ‘IoT 기술설명회’를 갖고 “삼성전자 제품이 아닌 사물까지 연결하는 ‘개방형 커넥티드 에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쇼메 부사장은 “모든 혁신은 개방성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비전”이라면 “수십억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IT 시장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IoT 관련 시장은 2016년 7370억 달러에서 2020년 1조2900억 달러로 4년 동안 무려 75%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스마트폰은 연간 판매량이 같은 기간 14억6000만대에서 17억6000만대로 20.5%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폰에 비해 IoT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앞으로도 스마트폰은 여전히 정보 교환의 중심 기기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보고 있다. 하지만 주변 사물 대부분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IoT 혁명이 진행되면 기기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시스템 구축이 상대적으로 중요해진다는 분석이다.
쇼메 부사장은 “개방형 연결 생태계을 구축하려면 보안은 기본이고,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매끄럽게 대규모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단말을 손쉽게 설치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기 간 경계를 허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2014년 인수한) 스마트싱스는 다른 회사에서 만든 기기까지 우리 클라우드에 연결하는 개방 생태계를 만들어준다. 또 인공지능(AI) 서비스 빅스비는 다양한 기기의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앞서 23일 피에르 호텔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으로 지금의 매출과 수익을 언제까지 낼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또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세상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G와 스마트폰, IoT를 융합한 신성장동력을 구상 중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뉴욕=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스마트폰 시대 이후 겨눈 삼성, 통합 클라우드 생태계 만든다
입력 2017-08-28 21:46 수정 2017-08-28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