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백령도·대연평도 가상점령 훈련이 ‘남한 인질 작전’을 고도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27일 제기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선군절(25일)을 맞아 북한군 특수부대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가상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수상, 수중, 공중으로 침투한 전투원들이 대상물을 습격·파괴하며 백령도·대연평도를 가상한 섬들을 단숨에 점령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어 “적들의 예방전쟁, 선제타격 기도를 우리식 정의의 전면전쟁, 보다 앞선 선제타격으로 묵사발을 만든다”며 백령도와 대연평도가 선제타격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서북도서 점령 훈련은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반발 측면이 강하다. 나아가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 가상훈련을 실시하고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남한을 겨냥한 것으로 본격적인 ‘핵 인질’ 작전을 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북한이 언제든 남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함으로써 미국과 우리 군의 움직임을 제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북한은 남한을 공격할 수 있는 핵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거리 300∼800㎞인 남한 공격용 단거리 미사일 스커드 B/C 등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핵탄두를 소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번 북한의 도발을 매년 진행되는 UFG 연습에 대한 통상적 대응훈련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발사는 북한의 전략적 도발과는 관계가 없다”며 “단거리 발사체이기 때문에 을지연습 기간이 아니었다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도 열 상황이 아니었다. 일본도 NSC가 소집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가장 주시하는 부분은 장거리 미사일이다. 단거리인 이상 방사포인지, 탄도미사일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정확한 무기 제원은 시간이 지나면 바로 나올 테니 민감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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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한 인질 작전’ 노골적으로 과시
입력 2017-08-2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