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소통·탈권위·공정·자치분권 등 가치 문제는 우리가 우위에 있고, DNA도 강점”이라면서도 “가치로만 국민 지지를 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부터는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민주당 의원 초청 오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는 성과가 나오기 어려워 좀 길게 봐야 하지만 경제나 복지는 국민이 체감하는 실적과 성과를 금방 요구받게 된다”며 “경제성장과 소득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복지는 ‘대통령이 바뀌어서 국민 삶이 좋아졌고 세금을 더 낼 만하다’는 소리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9월 정기국회에서 개혁 입법에 성과를 내줄 것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대체로 대통령과 정부가 노력하면 되는 일이었다. 앞으로는 입법과제가 많아서 당이 여소야대를 넘어 국회를 잘 이끌어 주셔야만 정부도 잘 해나갈 수 있다”며 “저도 당정청이 끝까지 함께한다는 그런 자세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여당 의원 전원을 불러 청와대에서 식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 앞서 당 중진의원들의 제언도 들었다. 노무현정부에서 실세 총리로 불렸던 이해찬 의원은 “지난 100일을 되돌아보니 좀 더 정책적으로 섬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울시 전역을 투기지역으로 선정하다 보니 피해 보는 곳도 있다. 좀 더 세심하게 정책을 고민해 달라”고 조언했다. 노무현청와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은 “잘하고 있을 때 조심해야 한다”며 “교만에 빠지면 희망이 없다. 뭘 잘못했는지 늘 자성하고, 새 길을 모색하면 청사에 빛나는 3기 민주정부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준구 최승욱 기자 eyes@kmib.co.kr
文 대통령 “우리 DNA 강점이지만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입력 2017-08-27 18:56 수정 2017-08-27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