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형 방사포? 탄도미사일?

입력 2017-08-27 18:45 수정 2017-08-27 21:31

북한이 26일 오전에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한·미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 북한이 개량형 300㎜ 방사포를 쏜 것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27일 “미 군사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와 각종 탐지 레이더를 통해 포착된 발사체 궤적 등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번에 발사된 발사체의 궤적이 기존에 확보된 궤적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는 고도 50여㎞, 비행거리는 250여㎞였다. 300㎜ 방사포보다는 거리가 더 나갔고 탄도미사일로 보기에는 고도가 낮다. 기존 방사포는 고도가 탄도미사일보다 낮고 궤적 역시 낮은 편이다. 하지만 개량형 방사포는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발사 후 점화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궤적이 탄도미사일과 비슷하다.

북한은 그동안 우리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200㎞의 300㎜ 방사포를 실전배치한 데 이어 꾸준히 성능개량을 하고 있다. 이번에 발사한 것이 개량형 300㎜ 방사포라면 사거리가 50여㎞ 더 확대된 신형이다. 경남대 김동엽 교수는 “300㎜ 방사포의 사거리 연장을 위한 시험발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북한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로 요격할 수 없는 방사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발사체의 고도가 탄도미사일보다는 낮지만, 이는 연료량을 조절해 최고고도까지 가지 않도록 조정했거나 각도를 낮춰서 발사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행거리로 보면 고체연료를 쓰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KN 02’ 개량형일 수도 있다. 발사차량을 어떤 것을 사용했느냐도 확인돼야 한다. 방사포의 경우 발사관이 여러 개가 있는 차량을 이용한다. 반면 탄도미사일은 한 대만 발사한다. 한·미가 발사체의 종류에 대해 명확하게 분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동형 발사차량을 정확하게 촬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