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국내에서 생산·유통된 모든 생리대의 유해물질 함유 여부를 정부가 조사한다.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생리대 유해물질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자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5일 산부인과·내분비과 전문의, 여성환경연대 등 소비자단체와 함께 전문가 회의를 열어 생리대 안전관리를 위한 후속대책을 논의, 최근 3년간 국내 생산되거나 해외에서 수입된 생리대 전량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외 제조사 56개사의 896개 생리대 품목이 조사 대상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중 위해도가 비교적 높은 벤젠, 스티렌 등 10종에 대해 우선적으로 진행된다. 이르면 다음달 내 조사를 마칠 방침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식약처는 이미 VOCs 등 생리대에 함유 가능성이 있는 유해물질 104종의 검출량·위해성 평가 준비를 해왔다. 생리대 파동이 터지자 식약처는 “내년 11월에 평가 결과가 나와야 VOCs에 대한 위해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며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내년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뒤늦게 각계 의견을 수렴한 대책을 내놨다.
전날부터 진행한 생리대 제조업체 현장 조사는 이틀 만에 완료됐다. 결과는 이르면 주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식약처는 어린이와 성인용 기저귀에 대해서도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의해 VOCs 검사를 포함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미 정부에 신뢰를 잃은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배송대행서비스 몰테일은 건강식품 전문쇼핑몰 비타트라의 해외 직구 건수를 집계한 결과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생리용품 구매가 1주일 전보다 약 6.6배 늘었다고 25일 밝혔다. 영국 여성환경운동가 수지 휴스 여사가 개발한 제품으로 알려진 N사의 친환경 생리대의 경우 하루 평균 직구 주문이 12건 수준이었지만 이 기간 1000건 이상의 주문이 밀려 일시 품절됐다. 일회용 생리대의 대체재로 생리컵을 직구로 구매하려는 수요도 늘었다. 생리컵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현재 국내에서 판매가 되지 않는다.
생리대 환불조치를 진행 중인 깨끗한나라는 생리대 접착제의 유해성 의혹을 부인했다. 깨끗한나라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생리대 제품에 사용되는 접착제(스티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는 독일 헨켈사에서 공급받고 있다”며 “헨켈 자료에 따르면 생리대에 사용되는 SBC는 인체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 친환경 접착제”라고 주장했다.
최예슬 김유나 기자 smarty@kmib.co.kr
최근 3년간 생산·유통된 모든 생리대 유해물질 조사
입력 2017-08-26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