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괴물 “PS 선발 맡겨달라”

입력 2017-08-26 05:00
미국프로야구(MLB) LA다저스 류현진이 2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17 MLB 정규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이날 류현진은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실점의 호투를 펼쳐 시즌 5승(6패)째를 수확했다. AP뉴시스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 류현진이 후반기 연일 호투를 펼치며 팀내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며칠 전만 해도 5선발 경쟁자 중 한 명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포스트시즌 선발 후보로까지 꼽히고 있다.

류현진은 2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17 MLB 정규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5승 사냥에 성공했다. 5대 2로 승리한 다저스는 류현진의 역투에 힘입어 90승에 선착했다.

후반기 들어 6경기에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35이닝을 소화하며 6실점만 하는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1.54. 팀 내 선발 투수 중 가장 좋은 것은 물론, 리그 전체로도 후반기 3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오 곤잘레스(1.29)에 이은 2위의 기록이다.

류현진은 더구나 클레이튼 커쇼, 다르빗슈 유, 알렉스 우드 등 주요 투수들이 부상자명단(DL)에 올라간 상황에서 위력투를 펼쳐 팀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류현진이 전날 리치 힐의 (9회까지 노히트노런) 호투에 못지않은 투구를 하겠다고 했다. 그의 집중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의 호투는 팀의 포스트시즌 투수진 운용에도 변화를 줄 조짐이다. 리그에서 압도적 승률 1위(0.714)인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거의 확정적이다. 통상 포스트시즌에는 4명의 선발투수가 나오는데 그동안은 커쇼-다르빗슈-우드로 이어지는 막강 원투스리펀치에 리치 힐이 자리잡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류현진이 발군의 활약을 펼치고 있고 기존 선발진에 대한 변수가 생기면서 상황이 바뀌는 분위기다.

먼저 우드는 부상을 당한데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불안한 투구를 보여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우드는 전반기 10승 무패 평균자책점 1.67의 극강 성적을 남겼지만 후반기에는 4승 1패에 평균자책점은 3.80으로 크게 뛰었다. 더욱이 우드가 시즌 초 셋업맨 역할을 맡은 경험은 그의 불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LA타임즈는 이날 “DL에서 복귀 후 우드가 어떤 투구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치 힐 역시 최근 많은 발전을 보여줬지만 나이가 37세인 점에서 내구성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 않다.

류현진의 어깨 수술 전력이 되레 선발가능성을 높이는 요인도 되고 있다.

LA타임즈는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 코치의 말을 인용, “류현진은 어깨 수술 전력과 투구 준비를 위한 긴 루틴 때문에 불펜 적응이 쉽지 않다. 연투를 해본 적 없는 그에게 그걸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전했다. 더욱이 류현진은 큰 경기에 강하다. 포스트시즌 통산 3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81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쿠바와의 결승전에 선발로 나와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