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 끝까지 거부하다 순교 故 주기철 목사, 연세대 명예졸업장

입력 2017-08-25 21:00
주원 흥국증권 대표(오른쪽)가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김용학 연세대 총장으로부터 할아버지 고 주기철 목사에게 수여된 명예졸업장을 받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하다 순교한 주기철(1897∼1944) 목사가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총장 김용학) 대강당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입학 101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주 목사는 경남 창원 출신으로 1916년 평북 정주 오산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상학과에 입학했다. 1년간 학교를 다녔으나 심한 안질(眼疾)로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퇴 후엔 고향에서 애국운동을 벌이며 3·1운동에 참가했다. 이후 그는 목회자의 뜻을 품고 22년 평양신학교에 진학해 25년 목사 안수를 받았고, 부산 초량교회와 마산 문창교회를 거쳐 36년 평양 산정현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주 목사는 38년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투옥과 석방을 반복하다 44년 감옥에서 숨을 거뒀다. 63년 독립유공을 인정받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그의 항일애국활동은 서적 영화 다큐멘터리 등으로 소개됐다.

유가족 대표로 졸업장을 받은 주 목사의 손자 주원(흥국증권 대표)씨는 “주기철 목사님이 101년 만에 졸업장을 받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다”며 “조부께서 가졌던 신앙의 양심, 민족 사랑이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