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 집값 전망을 어둡게 보는 가구가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2013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8·2 부동산대책이 심리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심리는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전이된다.
한국은행은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가 99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7월보다 16포인트나 내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2200가구(응답 2004가구)에 1년 뒤 집값 전망을 설문해 만든 지표다. 기준선 100보다 높으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가구가 많음을 의미한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지난 4월 103포인트를 기록한 뒤 100 이하로 떨어지기는 처음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올해 1월(92)부터 7월(115)까지 23포인트나 올랐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8·2 부동산대책 시행에 따른 심리적 영향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은 확실히 줄었다”며 “심리는 주택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집값이 영향을 받는 시기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 가격에서도 8·2 부동산대책의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전주 대비 상승폭이 0.04%에 그쳤다. 지난달 31일 0.37%, 이달 7일 0.08%, 14일 0.05% 등 전주 대비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계속 줄고 있다.
전반적인 소비자심리도 소폭 위축됐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9.9로 전월 대비 1.3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7월 동안 17.9포인트 상승한 뒤 7개월 만에 하락했다. 북한과 미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통계조사팀 박상우 팀장은 “6개월 간 지수가 지속 상승한데 따른 미세조정 측면도 있지만 북한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 조사 때 미국과 북한은 ‘화염과 분노’ ‘괌 포위 사격’ 등의 거친 언사를 주고받았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8·2대책에 직격탄… 부동산시장 칼바람
입력 2017-08-26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