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종청사 구내식당 입찰 뛰어든 대기업들… ‘3500원’ 벌려고? 더 큰 사업 ‘눈독’

입력 2017-08-24 18:02 수정 2017-08-24 23:42
급식 단가가 3500원으로 일반 사업장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 사업자 선정 입찰에 대기업 계열 급식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소는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부세종청사 1단계 구내식당 관리위탁업체 모집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삼성웰스토리와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CJ프레시웨이 등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를 비롯해 23개 업체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명회 참석 업체에 한해 사업제안서 제출 자격을 부여하고 있어 이들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할 확률이 높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입찰제안서에는 하루 평균 식수 인원 1000명 이상 실적에 한해 최근 2년간 집단급식 운영 경험을 기입하도록 돼 있다. 이 항목이 가점으로 작용하면 사실상 소규모 사업장 중심인 중소 급식업체는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워 대기업의 낙찰 가능성이 커진다.

수익성 측면에서만 보면 이번 입찰은 대기업들에 매력적인 사업이 아니다. 급식 단가가 3500원(부가세 포함)으로 일반 사업장(5000∼7000원)의 절반 수준이고 공무원들의 이용률도 전체 6030명 중 45%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대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정부 눈치보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입찰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대기업이 참여하는 첫 대규모 공공기관 급식 사업이다. A업체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지는 대규모 입찰인데 불참한다면 ‘눈 밖에 난다’는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향후 정부 발주 사업 입찰에 가점을 받기 위해 참여하는 의도도 숨어 있다. 대규모 공공기관 급식 운영 경험이 다른 입찰에 참여할 때 긍정적인 평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