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된 엄기호 목사는 첫 번째 과제로 내부 소통을 통해 조직 내실화를 꾀하고 연합운동을 도모해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4월과 이달 초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과 임원 직무정지 가처분이 각각 인용된 이후 혼란 상태에 있는 한기총 조직을 추스르는 게 급선무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엄 목사는 “한기총의 내실을 튼튼히 한 뒤 한국 기독교의 통합에 힘쓰겠다”면서 “내부 소통을 위해 공동회장과 대화하는 연석회의를 자주 개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64개 회원교단 총무단과 소통을 위해 정기적인 모임도 갖겠다”면서 “군소교단 총대들을 임원 및 위원장에 안배해 배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직 내실화를 앞세운 것은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과 통합 논의를 진행할 경우 군소교단이 위기감을 느낄 수 있음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소송으로 닥친 위기상황을 수습하고 연합 논의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종교인 과세 문제 해결과 동성애 관련 차별금지법, 헌법 개정 저지 등 교계 최대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엄 목사는 특히 차별금지법과 헌법 개정과 관련해 기필코 막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정부 관계 당국에 한국교회의 의견을 전달하고 전문가들을 조직해 사명을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동성결혼 합법화 헌법개정 저지를 ‘사명’으로까지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두 문제를 둘러싼 반교회 정서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주목된다.
‘인도적 차원의 북한선교’와 ‘이단사이비 대책’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엄 목사는 “경색된 북한선교를 위해 정부와 협의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모색할 것”이라며 “북한 예배당 건립과 후속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단사이비와 관련해선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엄 목사는 “많은 총대와 대화해 보니 한기총을 올바르게 이끌어 달라는 부탁이 대다수였다”면서 “총대들의 뜻을 받들어 한기총을 신본주의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선인사 때 다른 후보가 밝힌 정책 중 좋은 내용은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타 후보가 밝힌 신천지 대책이나 긴급 대각성기도 개최, 다음세대 양육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글=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한기총 23대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한기총 내실화, 한국 기독교 통합 힘쓸 것”
입력 2017-08-25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