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온라인 사업 강화와 중국 대체 시장을 언급하며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복합쇼핑몰 규제 대상에 유럽계 공룡 가구업체인 이케아(IKEA)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규제 형평성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정 부회장은 24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스타필드 고양’에서 열린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11번가 인수설에 대해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11번가 인수를 검토해 본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대안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SK플래닛은 롯데, 신세계 등과 접촉하며 11번가 투자 유치를 타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이 11번가를 분사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SK플래닛은 “매각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 부회장이 연내 ‘깜짝 놀랄 발표’를 직접 예고한 만큼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11번가 인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온라인쇼핑몰을 인수하거나 자체 온라인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 사업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투자 국가를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앞서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연내 철수 완료를 목표로 철수 절차를 밟고 있지만 계약관계들이 얽혀 있어 문제가 간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몽골은 이미 1호점을 오픈했고 2호점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쯤 그 점(해외 시장 관련)에 있어서 깜짝 놀랄 만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복합쇼핑몰 영업 규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 부회장은 “항상 만들어진 법테두리 내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저희 기업인들의 사명”이라면서도 “쉬라면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게 이케아는 안 쉬던데 이케아도 쉬어야 한다”며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월 2회 의무 휴업 대상인 반면 이케아는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돼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 이케아는 가구를 주력 상품군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문구와 식기, 주방용품, 완구뿐 아니라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어 사실상 같은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복합쇼핑몰도 의무 휴업을 적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 계류돼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정용진 “온라인-해외사업 깜짝 발표 있을 것”
입력 2017-08-24 18:49 수정 2017-08-24 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