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나라’의 일회용 생리대 ‘릴리안’을 둘러싼 유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생리대에 대한 부작용 시비가 불거지면서 “기저귀와 휴지는 괜찮겠느냐”는 등 소비자들의 불신이 위생용품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2013년 출시된 릴리안은 국내 시장점유율 3위 제품이다. 지난해부터 인터넷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여성환경연대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피해 실태를 밝혔다.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뒤 고통을 겪은 여성들이 제보한 3009건을 분석한 결과 65.6%가 생리 주기 변화를 겪었다고 밝혔다. 생리통과 질염, 피부질환을 겪은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심각한 것은 시판되는 다른 인기 품목의 생리대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강원대 김만구 교수 연구팀이 지난 3월 발표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10종의 생리대에서 모두 국제암연구소의 발암물질, 유럽연합이 규정한 생식독성, 피부자극성 물질 등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대는 여성의 삶과 가장 밀접한 제품이다. 안전성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으면 각종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이런 상황인데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이하게 대처해 비판을 자초했다. 생리대를 전수 조사하라는 여성단체의 요청을 묵살하다 릴리안 문제가 비등하자 뒤늦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당국은 우선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공개해야 한다. 또 생리대의 모든 성분을 공표해 어떤 유해물질이 포함됐는지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겠다. 20여년 전 마련된 생리대 안전성 기준도 보다 강화해야 한다. 최근 살충제 계란, DDT 닭고기에다 생리대 공포까지 야기되자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정부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사설] 유해 생리대 불안감 조속히 진정시켜야
입력 2017-08-24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