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경북대학교병원 상임감사는 매주 일요일 저녁이 되면 지인들에게 한 주 동안 겪었던 일상의 소회를 담은 이메일을 보낸다. ‘최윤희의 차차콤(Challenge Change Communicate)’이라는 제목의 짧은 레터에는 ‘끊임없이 도전하며, 변화를 두려워말고, 거침없이 소통하자’는 최 감사의 소신이 담겨있다.
지난 2015년 5월 취임한 최 감사는 미국에서 유학을 보낸 후 한국에 돌아와 경북 구미대에서 영어과 교수를 지냈다. 2006년부터는 경북도의회 의원으로 4년간 지방의정활동을 경험했고, 한국자유총연맹 중앙여성회장을 지내는 등 지방과 중앙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최 감사는 “평소 강조하는 도전, 변화, 소통의 의미도 이런 다양한 경험들에서 얻은 수확”이라며 감사업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지난 8일 경북대병원에서 최 감사를 만나 그간의 활동상을 들어봤다.
-상임감사로서 보낸 지낸 2년여의 소감은.
▷경북대병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인 동시에 공공기관으로서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몸담았던 교육계, 정계와는 조직의 느낌이 사뭇 달라 부임 초에는 다소 어색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내과의사로 지역민을 진료하던 아버지 슬하에 유년시절을 보냈고, 동생들 모두 의사로 재직 중이어서 그런지 마치 친정에 있는 것 같은 친근한 느낌도 든다.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은 공공기관 상임감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이다. 취임 후 대외활동을 하다 보면 여성 감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친화력을 잘 살리면 상임감사로서 역할을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훌륭한 능력을 지닌 여성들이 공공기관 감사로 활동한다면 기관의 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나부터 남은 임기 동안 경북대병원이 지역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잘 발전할 수 있도록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공공기관의 공정성, 투명성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더욱 높아지면서 감사업무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는데.
▷다른 공공기관도 마찬가지겠지만 경북대병원은 공정성, 투명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강화시키고 있다. 내외부 감사결과는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 시스템’ ‘공공감사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수시로 공개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는 감사원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자체감사활동에 대한 심사를 받으면서 감사업무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평가받고 있다. 국민들에게 더욱 신뢰를 얻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시행된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변화된 모습이 있다면.
▷청탁금지법이 시행됨으로써 감사부서를 중심으로 임직원들의 직무 공정성과 투명성 담보를 위한 청렴교육 및 감시·감독활동이 대폭 강화됐다. 매년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평가받는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자 적극적인 개선활동을 시행 중이다. 이와 같은 감사활동 평가·공개 및 청렴활동 강화는 공공기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경북대병원 등 공공기관이 나아가야 하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병원 경영에 대한 적정한 견제와 내부통제 등 감사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
-감사활동 선진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다.
▷보다 선진화된 감사를 위해서는 과거 적발 위주의 감사가 아닌 병원 운영의 본질적인 합리화를 위한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감사인들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북대병원 감사실 구성원 모두가 감사교육원 교육 등 각종 교육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한 자체감사에서 다른 국립대병원의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협동감사’를 실시함으로써 감사의 실효성과 신뢰성에도 만전을 다하고 있다. 무엇보다 상임감사로서 단순히 경영활동의 감시자가 아닌 병원 집행부와 비전을 공유하고, 각종 현안과 정책을 적극 검토함으로써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사전적, 예방적 컨설팅을 시행하고 있다.
-평소 조직 구성원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나.
▷감사실 구성원들과는 매주 월, 금요일 아침에 티타임을 갖고 있다. 평소 업무 진행상황과 각종 현안사항에 대한 이야기를 편안한 분위기에서 나누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개별 면담 등을 통해 구성원들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임 첫 해부터는 ‘감사업무협의’를 실시하면서 주요 감사사례에 대한 질의응답 및 감사관련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면서 업무담당자와의 상호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 포부를 전한다면.
▷최근 신임 병원장이 임명되면서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졌다. 새로운 내부 집행부와도 원활한 소통을 통해 경영 합리화를 위한 감사, 열린 감사, 사전 예방적 감사를 지향하고자 한다. 특히 현재 경북대병원은 임상시험 연구센터 건립, 임상실습동 개원, 새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 중요한 현안을 앞두고 있다. 이에 남은 임기 동안에도 집행부가 수행하는 다양한 사업에 대한 협력자 및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경영 내실화 도모에 앞장서겠다.
이은철 쿠키뉴스 기자 dldms8781@kukinews.com
[감사 초대석-최윤희 경북대병원 상임감사] “언제나 협력·조력자 본분 잊지않고 역할 수행”
입력 2017-08-27 18:08